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9월 25, 2021 | Uncategorized
한 예수회 신부는 오늘날 예배에 워십(worship)이 약화된 것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있었다. 2차 바티칸 공의회부터 미사의 핵심이 worship에서 communion으로 이동되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사제가 대중과 함께 전면의 감실(성체를 모신 조그만 방)을 향해 미사를 집전했는데,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사제는 성도를 마주보며 집례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라틴어가 아닌 모국어로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그 분이 염려하는 건 요즘 미사에 강론이 너무 길어졌고...
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9월 24, 2021 | Uncategorized
사도 바울은 늘 께어 있으라고 했다. 늘 깨어 있다는 것은 순간을 사는 걸 가리킨다. 현상학적 시간의 출발은 여기에 있다. 순간으로 쪼개면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는 없다. 이야기는 시간의 길이를 필요로 하는데 순간은 길이가 없기 때문이다. 시간 안에서 벌어진 갈등과 절망과 무기력의 자취를 잊고, 또 과거의 연장에서 성취를 꿈꾸는 미래를 버리고 영원한 현재인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 순간의 시간이다. 흘러가는 세월을 넘어 수직적 시간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야곱이 베델에서 천사가...
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9월 22, 2021 | Uncategorized
올 가을에는 어찌 이렇게 하늘이 맑은가. 오랜 만에 우리나라의 가을하늘을 되찾은 것 같다. 지난 여름 터키와 그리스 그리고 이탈리아의 맹렬한 산불을 보며 apocalyptic 한 세상이 걱정스러웠는데, 아직도 하늘은 우리를 축복하는구나. 어젯 밤 천둥소리 요란하게 내린 비로 길 또한 깨끗하니 어찌 산들바람 따라 천천히 걸으며 즐기지 않을 수 있으랴. 검게 물 먹은 소나무 깨끗한 아침 햇살에 높이 하늘 향해 기지개 펴고, 이끼 낀 느티나무 그 잎이 여전히 푸르구나. 올 가을에는...
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9월 15, 2021 | Uncategorized
아침에 시간을 잊고 천천히 산책하는데 살갗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이 고맙다. 어제 루터의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학생들과 읽었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프랑스 대혁명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에 관한 선언>만큼이나 중요한 문서라고 나는 평가한다. 근대를 연 프랑스 혁명과 영국 혁명의 정신적 기원이 종교개혁에 있다는 것은 학자들이 인정하는 바이다. 말하자면 자유와 평등의 기치를 내세운 근대의 시작점이 <그리스도인의 자유>이다. 어제...
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9월 14, 2021 | Uncategorized
지난 여름 설악산 밑의 조그만 시골 동네에 달이 떴다. 밤하늘 밑의 논에 달이 비치고 논 바닥에서는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요란스러웠다. 생명의 축제와 고요한 달빛의 조화를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