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의 반전

하나님 나라의 반전

예수와 논쟁을 벌인 사람들은 많다. 바리새인, 사두개인, 종교법학자인 서기관, 성전의 제의를 주관했던 대제사장, 헤롯대왕의 아들로서 국토를 나누어 통치했던 분봉 왕들과 그들의 신하를 가리키는 헤롯당, 백성의 장로 등등 당시의 지도층들이 망라되어 예수의 언행을 공격했다. 평소에는 서로 원수처럼 여기던 적대세력들이 예수를 공격할 때에는 뭉쳤으니, 바리새인과 헤롯당이 연합한 경우도 있고, 바리새인과 제사장들이 뭉친 경우도 있고,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연합한 경우도 있고, 헤롯당과...
조선의 우상파괴 운동

조선의 우상파괴 운동

『무당과 유생의 대결』(한승훈 저)이란 책을 재밌게 읽었다. 저자는 조선의 유학자들이 우상파괴와 종교개혁을 일으켰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우상파괴는 구약성서의 핵심용어이자 신학의 용어이고, 종교개혁은 거의 16세기의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말이다. 저자도 아마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우상파괴와 종교개혁이 서양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일어났음을 말하려는 것 같다. 한국의 신학자로서 책의 내용이 매우 흥미롭고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1992년에...
거룩한 교회

거룩한 교회

나는 이제야 왜 그 분이 입을 닫고 계셨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돌아가신지 20년 가까이 된 이 시점에서야 나는 그 분의 마음을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게는 두 분 스승님이 계시다. 장기천 목사님과 선한용 교수님이다. 두 분 모두 1931년생인데, 선 교수님은 작년에 돌아가셨고 장 목사님은 벌써 십 팔년 전에 돌아가셨다. 장 목사님의 죽음과 관련해서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게 있다. 그 분의 침묵이다. 돌아가시기 전 몇 년 동안 입을 닫고 말씀을 하지...
행호관어

행호관어

겸재 정선은 65세에 양천현령에 부임했는데, 영조임금이 한강 변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덕분에 한국인들은 18세기 중반 한강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겸재의 진경산수화는 이상향을 그린 정형산수화와 달리 조선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그린 것이므로, 근대화되기 이전의 우리나라 경치를 알 수 있다. 그때에는 지금보다 사람도 훨씬 적고, 삶의 리듬도 훨씬 느렸다. 교통수단이라야 대지를 딛고 걷는 두 발 외에는 별로 없었으니, 인간의 몸은...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기독교에서 구원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고난과 고통으로부터의 구원이요, 또 하나는 죄로부터의 구원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구원은 대개 고난이나 죽음의 위기 같은 재앙에서 벗어나는 것을 가리킨다. 노예생활에서 벗어난 출애굽은 대표적인 구원사건이고, 전쟁에서 이기는 것을 하나님의 구원으로 표현한 것도 그렇고, 원수들의 조롱으로부터 벗어나고 병든 몸이 낫기를 기도하는 시편들도 마찬가지이다. 신약성서에는 죄로부터의 구원이 많이 강조된다. 마태복음의 예수탄생 고지에서 예수님은...
거룩한 교회

거룩한 교회

마가복음에는 첫 장부터 예수께서 병 고친 얘기가 나온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귀신을 내쫓고 병 들려 고생하는 이들을 낫게 해 주신다. 마가복음 1장 40절에서 45절까지에는 나병 환자를 고치신 얘기가 나온다. 과거에 나병은 죽을병으로 인식되었다. 살이 썩어서 몸이 변형되어도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나병을 무서운 병으로 인식한 까닭은 나병을 전염병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나병에 걸리면 혼자 죽을 뿐 아니라 마을 전체를 괴멸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병환자들은 격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