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까무라 선생과 후지사와 선생

나까무라 선생과 후지사와 선생

일본에 대해서 통 관심이 없었던 내가 학문 교류를 계기로 일본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2013년 1월이었다. 그 이후 여러 번 오가면서 일본에 대해서 흥미를 갖게 되고 배운 것도 많다. 내가 가는 곳은 늘 정해져 있는데, 일본의 고도인 교토이다. 목적지가 늘 교토대학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교토에는 오래된 건축물과 예술품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교토에 가면 ‘나라’도 가끔 들른다. 그곳 역시 일본의 오랜 역사가 보존된 곳이다. 한반도와 얽혀 있기도...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새해를 시편으로 시작한다. 시편 8편은 가장 아름다운 시 가운데 하나이다. 기독교 신앙의 장엄한 우주론과 함께 인간론과 자연관이 담겨 있는 시라고 할 수 있다. 1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하나님이시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땅에는 아름다움, 하늘에는 영광. 성서에서는 하나님을 계신 곳을 두고 하나님의 이름을 둔 곳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온 땅에 주의 이름이 아름답다는 것은 우주 자연과 인간세상 모든 곳에 하나님의...
곧 오소서, 임마누엘

곧 오소서, 임마누엘

크리스마스는 하나님에게서 시작되는 희망의 사건이다. 성서가 전하는 성탄절의 복음을 들어보자. 첫째. 사람이 뒤로 물러난 자리에 하나님이 오신다 마태복음은 선지자 이사야의 말로 성탄절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1:23) 임마누엘이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성탄절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 우리를 찾아오신 날이다. 그런데, 그 분이 오신 것은 한밤중이다. ‘한 밤중’에 ‘성 밖의...
기러기 소리를 듣다

기러기 소리를 듣다

가을이 깊어간다. 기러기 소리 들리고 밤하늘도 점차 차가워진다. 겨울이 다가온다는 신호이다. 겨울이 오면 이어서 생명의 봄도 오겠지. 계절은 모습을 달리하며 다시 찾아오는 법이니까. 그러나 100년 전 이국땅에서 가을을 맞은 어떤 한국인은 머지않아 봄이 오리라는 기대를 갖지 못했다. 1921년 가을. 그는 중국 땅에서 기러기 소리를 들으며 시를 지었다. 홀로 자리에 누우니 적막한 밤 끝없이 이어지고 어디서 왔나 기러기 한 두 차례 울어대네. 너만큼 신의를 가진 사람 있을까?...
즐거운 소리와 통곡소리를 분간할 수 없더라

즐거운 소리와 통곡소리를 분간할 수 없더라

노인들의 감격은 통곡으로 터져 나왔고, 일반 백성들은 기쁨에 환호했다. 감격의 통곡과 즐거움의 환호가 그날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때는 기원전 516년. 유대인들이 이른바 제 2성전의 기초를 놓았던 날의 이야기이다(에스라 3장). 구약성서는 포로생활에서 돌아온 유대인들이 무너진 솔로몬 성전 터에 다시 성전을 재건하는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유다총독 스룹바벨과 대제사장 예수아의 주도하에 일어난 일이다. 스룹바벨은 기원전 585년에 포로로 잡혀간 유다 왕 여호와긴의 손자로서...
의미 충만

의미 충만

의미는 어디에서 나오나? 인간이 찾는 의미의 한 가지 양태. 1942년 벨기에의 오래된 도시 앤트워프. 벨기에 전역이 나치의 점령 하에 있었다. 청년 빌은 친구와 함께 2인 1조로 활동하는 앤트워프의 신입 경찰이다. 그들의 의무는 독일군과 벨기에인을 이어주며 나치의 활동을 돕는 일. 바야흐로 유대인들의 강제수용이 다가오던 시절. 어느날 독일군 한명이 지나가던 빌 일행에게 유대인 집을 안내하도록 강요한다. 독일군이 그 집을 수색하던 중에 유대인 남자의 아내와 딸이 몰래 도망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