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자유

그리스도인의 자유

 2020년 1월에 미국윤리학회(SCE)의 66회 연례학술대회에 갔었다. Global Scholar로 선정되어 학회에 초청된 것으로서, 은퇴하는 해에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미국에 두 번째 가는 셈이었는데, 첫 번째는 2007년에 뉴저지의 드루(Drew) 대학교에 교환교수로 갔었다. 다만 내가 재직 중이던 이화여대의 사정으로 급히 돌아와야 하는 일이 발생해서 수업도 열기 전에 바로 돌아왔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미국생활의 경험이 없었고, 미국기독교윤리학회에 대해서도 아는 게...
하지 않으면서 하지 않음이 없다

하지 않으면서 하지 않음이 없다

 “하지 않으면서 하지 않음이 없다.”(무위이무불위. 無爲而無不爲) 이 말은 노장의 도교에서 즐겨 쓰는 말이고, 유교에서도 곧잘 사용하는 숙어이다. 유교와 도교 뿐 아니라 불교에서도 쓰는 말이다. 기독교도 같은 표현을 사용하여 신앙의 능력을 표현할 수 있다. 종교마다 의미는 조금씩 다르지만 구원의 경지를 나타내는 문구라고 할 수 있다. “무위이무불위”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 필요한 일을 다 한다는 뜻이다. 내가 주체가 아니라 진리가 나를 움직여 일할 때의 사태를 묘사하는...
너희들의 성회를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

너희들의 성회를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

학자들은 구약성서의 중요한 본문들이 다섯 번의 전쟁 패배에 대한 성찰로 이루어졌다고 본다. 첫째는 북 이스라엘과 남쪽 유다 왕국 사이에 벌어진 전쟁이다. 남북이 분열된 직후부터 두 나라 사이에 잦은 전쟁이 있었다. 열왕기에는 유다 왕 아마샤가 북 이스라엘의 왕 요아스에게 패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그때에 예루살렘 성전이 유린당하며 유다인 일부가 전쟁포로가 되어 북쪽 사마리아로 끌려간다(열왕기하 14장). 둘째, 북 이스라엘이 다마스커스의 아람 왕에게 패하여 국력이 쇠한...
원수의 불행을 기뻐하지 말라

원수의 불행을 기뻐하지 말라

“원수를 사랑하라”는 구절은 신약성서에 나오는 산상수훈의 말씀으로 유명하다. 톨스토이나 간디 같은 비폭력 운동가에 영감을 준 구절로도 유명하고, 프로이트 같은 정신분석학자들의 신랄한 비판의 표적이 된 구절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구약성서에도 그와 비슷한 말씀들이 있다. 산상수훈의 계명과 달리 단도직입적이지 않은데, 그래서 뭔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말씀들이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은 갑자기 뭔가 엄청난 과제가 주어지는 느낌인데, 구약의 계명들은 뭔가...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라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라

성서에는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잠언 3장의 말씀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지어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떠날지어다. 이것이 네 몸에 양약이 되어 네 골수를 윤택하게 하리라.”(3:5-8)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라는 구절 뒤에 하나님을 경외하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는 자기를 지혜롭게 여기는 것은 곧...
엠마오의 성찬식

엠마오의 성찬식

성서는 엠마오라는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하고 있다. 십자가의 죽음을 보고 낙담하여 시골로 낙향한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께서 나타나신 일이다. 제자들에게 나타나 길을 가며 얘기하시던 예수께서 날이 저물자 그들의 집에 들어가 식사하셨다. 빵을 들어 축사하시고 그들에게 줄 때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예수를 알아보았다. 예수께서는 사라지시고 제자들은 뜨거운 마음으로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누가복음 24:13-35) 예수께서 엠마오의 제자들에게 베푼 것은 성찬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