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에게 평화가 있으라

너희에게 평화가 있으라

그리스도의 부활은 소수의 제자들에게만 알려졌다. 그래서 그분의 부활은 참되다. 모두가 아는 부활은 자연종교의 산물이요, 미신이기 때문이다. 부활 후에 제자들에게 나타나 전한 그분의 첫 말씀은 평화이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으라(pax vobis).‘(요한복음 20:19) 그분의 십자가와 부활로 세상은 세상과 다른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세상에 속하지 않은 그 분의 사랑과 평화가 세상을 살리고 세상을 새롭게 할 것이다. 인간에게는 이 땅에서 다시 살아나는 부활이 없다. 그러나...
봄소식과 아론의 지팡이

봄소식과 아론의 지팡이

봄이 왔다. 어느 날 갑자기. 온 세상이 함성 소리를 내는 것 같다. 대기를 가득 채운 생명의 소리와 함께 봄이 왔다. 겨우내 죽은 것만 같았던 시커먼 가지들 사이사이로 꽃망울이 열렸다. 산책길 머리 위를 채운 화사한 벚꽃은 모두에게 주는 계절의 선물이다. 벌들이 모여들고 새들이 꽃가지 속에 묻혀 노래하니 생명의 잔치가 아닐 수 없다. 저녁부터 고마운 봄비가 내리는데, 다만 꽃이 모두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잠들었다. 고마운 비가 개지 않으니 나를 붙들어 두려는가...
독일인들의 울음, 마태 수난곡

독일인들의 울음, 마태 수난곡

 2018년 봄에 안식년으로 베를린 자유대학에 가 있었다. 부활절 전 주일 곧 고난주일에 베를린 돔에 예배드리러 갔다. 그 날은 바흐의 마태 수난곡이 공연될 예정이었다. 베를린 돔은 박물관들이 몰려 있는 옛 동독지역에 속하는 곳에 있다. 베를린에서 외관이 가장 큰 교회이고 눈에 띠는 교회이다. 원래 지하에 독일의 전통적 왕실의 무덤이 있는 가톨릭 교회였으나, 루터의 종교개혁 때에 비교적 이른 시기에 루터 교회가 되었다. 안에 들어가면 루터와 멜란히톤 그리고 칼뱅과 츠빙글리까지...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2025.4.2.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시편 131편은 매우 짧다. 세 절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가 성전에 올라가면서 부른 노래라는 것을 기억하면 시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이 시의 주제는 영혼의 평온함과 고요함이다. 영혼의 평온함을 젖 뗀 아이에 빗대어 노래한다. “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131:2) 젖 뗀 아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고

전통적으로 사순절 기간에 교회는 예수께서 당하신 세 가지 시험에 대해 묵상했다.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금식하며 마귀에게 시험당한 일이다(마태복음 4장). 마귀(디아볼리아)란 그리스 말인데, 어원으로 보면 ‘분열시키는 자’ ‘관계를 끊게 만드는 자’라는 뜻이다. 땅과 하늘의 관계를 끊는 자요, 사람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분열시키는 자가 마귀이다. 그러므로 세 가지 유혹은 모두 하나님과의 관계를 끊게 만들어 결국 사람들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다. 마귀의 첫 번째 유혹은...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공부하면서 인간의 원죄를 구체적으로 알게 해 준 또 한 분의 학자는 르네 지라르(1923-2015)이다. 프랑스 출생으로서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가르쳤다. 르네 지라르는 희생양 이론으로 유명하다. 인류는 희생양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이 인류학자로서의 그의 결론이다. 사람은 피를 봐야 싸움을 멈추고 질서를 찾으며 정서가 안정된다. 희생양의 피는 공동체 구성의 원리이고 인류의 생존전략이다. 피 흘리는 희생양이 없으면 서로 싸워서 공동체는 붕괴된다. 사람은 남이 가진 것을 갖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