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11월 18, 2022 | Uncategorized
겨울을 향해 가는 11월 중순. 날씨는 쌀쌀해 졌지만 아침 햇살은 언제나 축복의 빛이 아닐 수 없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 잎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투명하게 존재를 드러낸다. 두툼하게 밟히는 낙엽들은 산책을 위해 깔아 놓은 주단과 같다. 관리하는 분들이 열심히 낙엽을 쓸지만, 그렇게 밟고 갈 수 있도록 산책 길에 손을 대지 않은 배려가 아침 햇살에 반짝인다.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잎 큰 낙엽들. 어린 시절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받아먹으려 입을 벌리고...
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10월 2, 2022 | Uncategorized
미하일 고르바초프 (1931-2022) 얼마 전에 소련의 마지막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타계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30여 년 전 나의 청년시절의 기억에 새겨진 그의 온화하고 지적인 얼굴이 떠올랐다. 1980년대 말에 그가 벌인 여러가지 일들은 세계를 놀라게 했었는데, 그 시절 유럽에 유학 중이었던 나는 고르바초프를 일종의 혁명가로 인식했고 평화의 사도로 여겼다. 그는 핵무기로 대립하던 냉전 시대를 끝냈고, 비밀경찰의 감시 하에서 감옥생활하던 소련과 동구의...
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8월 1, 2022 | Uncategorized
구약성서에 나오는 스가랴는 BC 6세기에 바빌론에서 탄생했다. 바빌로니아 제국을 멸망시키고 중동의 새로운 패자로 등장한 페르시아 제국의 다리우스 왕 시대에 예루살렘의 재건을 위해 힘쓴 유대인 예언자가 스가랴이다. 구약성서에 보면 BC 8세기에 앗시리아의 살만에셀과 그의 아들이 북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를 점령한 후에, 이스라엘인들을 이역만리 낯선 곳으로 흩어버리고 사마리아에는 다른 나라의 다양한 주민들을 이주시켜 살게 만들었다(열왕기하 17장). 그때에 추방당한 이스라엘...
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7월 23, 2022 | Uncategorized
몇 년 전에 교토 대학에서 공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교토 대학에는 종교 철학과라는 이름으로 철학과가 존재한다. 교토대의 종교 철학과는 이른바 교토 학파의 탄생지로 유명하다. 20세기 초에 서양 철학과 일본 사상을 종합하여 사유하는 학자들이 있었고, 그들의 학문이 몇 대를 걸쳐 이어지면서 교토 학파가 탄생했다. 교토 학파의 철학은 일본의 독특한 철학으로 알려져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연구하는 것 같다. 서양 학자들도 교토 학파의 사상을 번역해 소개하고, 서구의 유학생들이...
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7월 13, 2022 | Uncategorized
40 대 중반, 우리 조상들의 사상에 대한 관심 때문에 유학을 공부하기 시작할 무렵에 인터넷에서 동양화 한 폭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우연히 보게 된 월전 장우성의 <귀목>이라는 그림이다. 채색 동양화이다. 그 그림에 한없이 빨려 들어가 다운 받아서 한동안 보고 또 보고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그림과 맞딱뜨린 나의 감정은 충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에게 풀 먹이고 소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 소년은 풀을 한 짐 지고 간다....
에 의해서 christianethics.kr@gmail.com | 7월 1, 2022 | Uncategorized
장마는 늘 6월 말과 7월초에 걸쳐 있었다. 쏟아진 빗물이 마당 안에 여러 개의 골을 만들고, 골 따라 흐른 물들이 합해져 제법 큰 물이 되어 몰려 내려갔다. 조그만 마당에서 벌어지는 맑은 물들의 율동을 내다보며 실내의 안온함을 느끼곤 했다. 장마가 끝나면 땡볕. 어머니는 빨래를 내다 너느냐고 분주했었다. 장마철이면 늘 반복되는 삶의 모습이었다. 언제부턴가 철 잃은 기러기처럼 때가 되어도 비가 안 오더니 철 지난 비가 폭우가 되어 수시로 쏟아졌다. 아예 장마철이란 것이 없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