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리피데스와 도스토예프스키

에우리피데스와 도스토예프스키

에우리피데스는 기원전 5세기에 활동한 아테네의 극작가이다.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아 함께 3대 비극작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BC 5세기는 소크라스테스가 활동한 시기이고, 동아시아에서는 공자가 유학의 기초를 놓던 시절이다. 다시 말해서 동서양에서 인문주의가 싹트던 시절인데, 이것은 제물을 신에게 바치던 고대 종교가 쇠퇴하고 합리적 인간의 덕성을 통해 세상의 평화를 만들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BC 5세기 아테네에는 유명한 페리클레스에 의해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벌써 초여름인가

벌써 초여름인가

어제 밤에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렸다. 한강 하구 둑 너머로 남아 있는 논들이 하나 둘 없어져 가는데, 어디서 개구리가 우는가? 아직 모내기도 하지 않았는데 개구리들이 어디서 모여 울고 있는가? 아니, 그보다도 5월 초에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리다니. 지구 온난화가 여러가지 변화를 만드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몇해 못들었던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니 반갑다. 덩치는 작지만 밤에 울리는 개구리 울음 소리는 공명이 되어 천지를 채운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안개인지 비인지 모르게 산이...
예루살렘을 보시고 우시는 예수

예루살렘을 보시고 우시는 예수

누가복음 19장에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도중의 이야기가 나온다. 제자들에게 여러 번 예고했던 수난을 향한 길이다. 1 여리고는 평지의 도시이고 산 위의 도시인 예루살렘과 멀지 않다. 예수님은 여리고를 지나시다가 삭개오를 만나시게 된다. 삭개오란 자는 세리장이었으니, 아마 지금으로 말하면 여리고 지방국세청장 쯤 될 것 같다. 세리는 오늘날 국세청 공무원을 가리킨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금징수를 달가워할 국민은 없다. 더구나 이천년 전에 유대인들은 헤롯 왕과 로마에 따로...
세 가지 이야기

세 가지 이야기

성서는 고 문서이다. 수 천 년 전의 문서를 읽으며 영혼을 울리는 영원한 말씀을 느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흐르지 않는 영원 안에서 인간의 시간이 흘러 지나간다고 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지나가지만 우리가 겪은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영원한 현재 안에 있다. 첫 번 째 이야기. 이집트를 나와 광야에서 40년 간 방황하던 이스라엘이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들은 자기보다 큰 민족들을 내보내고 하늘 높이 솟은 성벽의 도시들을 차지하게 된다. 이스라엘의 가나안 입성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눈이 하얗게 내리니 보기 드물게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려나 보다. 눈은 인간 세상의 윤곽을 덮는다. 덮는다고 사라지기야 하겠는가. 하늘의 눈이 덮어준다고 이 땅의 오염과 소란과 혼란이 없어지기야 하겠는가. 그러나 세상을 하얗게 덮는 눈은 그림을 새로 그리도록 해주는 희망의 선물인 것 같다. 기존의 세상 위에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새로운 삶과 새 세상의 가능성이 시작된다. 그것은 하나님의 가능성이다. 세상으로 오시는 하나님에 대한 상념에 젖어 천천히 산책길을 걸었다. 아무도 밟지...
골목길을 걷다 보면

골목길을 걷다 보면

겨울을 향해 가는 11월 중순. 날씨는 쌀쌀해 졌지만 아침 햇살은 언제나 축복의 빛이 아닐 수 없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 잎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투명하게 존재를 드러낸다. 두툼하게 밟히는 낙엽들은 산책을 위해 깔아 놓은 주단과 같다. 관리하는 분들이 열심히 낙엽을 쓸지만, 그렇게 밟고 갈 수 있도록 산책 길에 손을 대지 않은 배려가 아침 햇살에 반짝인다.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잎 큰 낙엽들. 어린 시절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받아먹으려 입을 벌리고...